시인들의 자선 대표시 [1639] 바람난 가족 – 최현성 ■ 웹진 시인 광장 [Webzine Poetsplaza SINCE 2006] 2023년 3월 27일 이메일
■ 시인들의 자선 대표시 [1639] [웹진 시인광장 Webzine Poetsplaza SINCE 2006] 2023년 3월호
바람난 가족 최현성 씨가 말하는 벽 말이야, 어느 유명 시인의 시에도 나온다는 하얀 벽의 엄마가 그러는데 그건 가족력이라고 시집온 그해에 엄마는 알고 있었는데 벽에서 자꾸 유령 같은 바람이 나와서 조상 대대로 벽돌 쌓기로 마무리를 해서 어떤 비바람도 꿈쩍도 안 해, 창문이나 문을 열지 않은 불편함을 게으른 유전자 특혜로 알면 살기 좋대.벽이 기울어진 방향으로 흐르던 물의 궤적이나 수해 때 집을 쥐어뜯고 물어뜯은 큰 물이 모두 혈통률이라고 들었던 코스모스, 웅덩이에 떨어진 구름도 조상의 음덕이라고 생각하고 우아하게 가라앉으라고 했잖아.상상은 현실을 초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엄마한테 말하면 오빠 같은 애를 집 안의 똥소라고 하는 거야.수재였던 형이 시집만 들고 다니는 걸 보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그런데 형이 지금처럼 계속 퉁소 불면 벽에서 바람 소리가 들리잖아, 귀신 소리가 아니라 진짜 똥소라고 들리는 거 아니야? 바람이 가족력이라니 재미없어? 형수님 ‘펼칠까, 잠의 엄브렐러'(상상인, 2023) 수록
바람난 가족 최현성 씨가 말하는 벽 말이야, 어느 유명 시인의 시에도 나온다는 하얀 벽의 엄마가 그러는데 그건 가족력이라고 시집온 그해에 엄마는 알고 있었는데 벽에서 자꾸 유령 같은 바람이 나와서 조상 대대로 벽돌 쌓기로 마무리를 해서 어떤 비바람도 꿈쩍도 안 해, 창문이나 문을 열지 않은 불편함을 게으른 유전자 특혜로 알면 살기 좋대.벽이 기울어진 방향으로 흐르던 물의 궤적이나 수해 때 집을 쥐어뜯고 물어뜯은 큰 물이 모두 혈통률이라고 들었던 코스모스, 웅덩이에 떨어진 구름도 조상의 음덕이라고 생각하고 우아하게 가라앉으라고 했잖아.상상은 현실을 초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엄마한테 말하면 오빠 같은 애를 집 안의 똥소라고 하는 거야.수재였던 형이 시집만 들고 다니는 걸 보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그런데 형이 지금처럼 계속 퉁소 불면 벽에서 바람 소리가 들리잖아, 귀신 소리가 아니라 진짜 똥소라고 들리는 거 아니야? 바람이 가족력이라니 재미없어? 형수님 ‘펼칠까, 잠의 엄브렐러'(상상인, 2023) 수록
최현성 시인 2019년 《발견》으로 등단. 시집 『펼칠까, 잠의 엄브렐러』(상상인, 2023) 출간. 현재 인천시인협회 회원, 해시문학회 동인, 선경문학상 운영위원.
최현성 시인 2019년 《발견》으로 등단. 시집 『펼칠까, 잠의 엄브렐러』(상상인, 2023) 출간. 현재 인천시인협회 회원, 해시문학회 동인, 선경문학상 운영위원.